대표이미지

2018 Vol.5

‘세계로 뻗어가는’ 한국 도자 산업 육성의 수장, 엄태준 이천시장

FALL/WINTER EDITION

올해 유네스코 ‘창의도시’ 공예 부문 의장도시로 선정 된 경기도 이천. 도자기 문화 발전을 위한 이천시의 노력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지난 10월, 이천시의 도자 산업 육성 행보를 살펴보기 위해 엄태준 이천시장을 크라프츠가 만나봤다.

크라프츠: 이천시와 도자기의 인연은 언제부터인지

엄태준 시장: 우리나라 도자기 역사를 살펴보면 세계 최초로 고려청자가 만들어졌으며, 조선 왕실에서 사용했던 백자는 특유의 고상함으로 예로부터 유명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달항아리는 시대를 불문하고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경기도 이천은 조선백자 생산의 요지였습니다. 예로부터 이곳은 한양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풍부한 자원, 기술 좋은 도공 덕분에 왕실 납품 도자기를 제작하던 공방이 즐비했던 곳입니다. 특히 사기막골 도예촌 근방에는 예전의 가마터 흔적이 남아있어 이천이 도자기의 요충지였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세계 모든 문화의 흥망성쇠가 그렇듯, 우리나라의 도자기 역사도 급변하는 시대 상황 때문에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다행히 우리 선조와 근대 이후 도예인들의 노력에 힘입어 현재까지 이천 도자기의 역사와 전통이 이어져 오고 있지요.

 

크라프츠: 도자 사용 활성화를 위한 이천시의 대표적인 노력이 무엇인지

엄태준 시장: 이천시는 일찍이 우리 시가 가지고 있는 문화와 예술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큰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 덕에 대한민국 대표 도자 도시이자 세계적인 도자 예술 도시로 명성을 쌓고 있습니다.  

 

사실 모든 분야의 활성화는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닙니다. 도자기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가 그렇겠지만 특히 문화 예술 분야는 생산자(제작자)와 소비자(소유자)가 함께 고민하고 서로 화합하지 않으면 우리의 일상으로 녹여 내기가 참 힘듭니다. 도자기를 만드는 사람부터 구입해서 사용하고 감상하는 사람들까지 도자기의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함께 공감하고 소통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천시는 이천이 가진 우수한 도자 예술 분야 홍보는 물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도자기라는 재료의 장점, 왜 도자기를 사용해야 하는지, 또 가장 중요한 ‘왜 도자기는 이천이라고 말하는지’에 대해 시민들에게 체계적으로 홍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요즘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을 자제하자는 의식변화와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이천시 역시 도자기 활성화에 적극 동참할 계획입니다.

 

크라프츠: 얼마 전 공예예술마을 예스파크가 조성됐는데, 소개를 해주신다면

엄태준 시장: 예스파크는 270개가 넘는 다양한 예술 공예 공방이 산과 들로 둘러싸인 12만3천 평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예술가는 다양한 꿈을 펼칠 수 있고, 시민들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이천시에서는 이러한 마을을 세계적인 문화ㆍ관광지로 발전시켜 나갈 예정입니다.

 

복잡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도심에서 벗어나 예술가들의 특색있는 공방에 방문해 보고 느끼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문화예술복합 공간입니다. 이를 위해 예스파크에는 도자 공방, 전통가마, 가구공방, 유리공예, 종이공예, 금속공예, 가죽공예 등의 다양한 공방들에서 체험과 교육, 전시, 판매가 모두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ㆍ외 방문객들을 위한 게스트하우스, 카페 거리 등 다양한 문화지원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약 270개의 다양한 도자공예 공방, 예술적인 건물들, 예술적 감성이 녹아있는 골목 구석구석이 방문객의 눈을 사로잡기 충분한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예술 공예 마을입니다.

 

크라프츠: 이천시가 최근 ‘수출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하였는데, 앞으로 국내 도자기의 시장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지원 사업을 확대할 계획인지

엄태준 시장: 이천시가 진행하고 있는 주요 해외 사업 중 하나는 ‘프랑스 파리 메종오브제(Maison et Objet)’ 박람회 참가입니다. 올해로 4년째 참가하였고, 지속적인 해외 홍보 및 판로개척 사업을 통해 이천 도자기의 인지도를 꾸준히 높여왔습니다. 이제는 이천 도자기를 보러 각국에서 일부러 이천 도자기 홍보관을 찾는 바이어가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지난 몇 년간 참가해 오면서 축적했던 해외 바이어와 트렌드 데이터를 분석해 국내 최고 푸드스타일리스트 등 전문가와 1:1 맞춤형 컨설팅 프로그램을 진행해 참가를 준비했습니다. 국내외 식문화에 적합한, 그 그릇을 사용하는 외국인들의 입장에서 함께 고민해 제작된 도자 그릇들이 이번 박람회에서 소개되면서 파리 현지에서 엄청난 지지를 받았습니다.

 

또한 이천 도예인들을 대상으로 그릇에 직접 요리를 담아내는 디스플레이 교육도 함께 진행됐는데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던 분야의 전문가들과 이천 도예인들 간의 만남의 장을 열어주는 것은 앞으로 도자 산업 육성과 활성화의 돌파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크라프츠: 10월에 열린 ‘2018 세계문화유산박람회(The International Heritage Fair)’에 이천시도 참가했는데, 이천시 무형문화유산 홍보 및 관광산업 촉진에 대한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엄태준 시장: 한국 도자기가 세계 도자 역사상 큰 역할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전통 도자기 기법과 장인들은 국제적으로 베일에 싸여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역사적인 측면에서, 조선이 서양과 문호개방에 적극적이지 않았기 때문에 이웃하는 중국이나 일본 도자기보다 해외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그러나 그 덕분에 한국의 도자기는 외부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고유한 전통과 문화를 유지해 올 수 있었기에 오늘날에 가치가 더 크다 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한국의 전통 도자기, 제작기법, 도자 명장들의 삶과 작품을 직접 보고 듣고 느끼고 싶어 하는 세계인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천 도자기 명장들이 한국의 전통 도자기를 알리고자 직접 해외로 나섰습니다.

 

이천에는 활발히 활동 중인 23명의 도자기 명장(대한민국명장 7명 이천도자기명장 17명 중복 3명)이 있습니다. 이천시는 이 중 7명의 대한민국 이천 도자기 명장들의 모시고, 문화의 중심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Musée du Louvre)’ 내 박람회 홀에서 열리는 세계문화유산박람회에 현장에서 명장들이 직접 도자기 제작 시연을 선보였습니다.

 

현재 세계적인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과 한식 인기 등에 힘입어 세계가 한국 문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음악부터 음식, 역사까지 한국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세계인들이 많아진다는 얘기는, 그만큼 우리가 우리 문화를 제대로 잘 알리면 상당한 홍보 효과의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수십 년째 한길만을 걸으며 도자 문화 계승과 발전에 힘써온 이천 도자기 명장들의 전통 도자기 제작 시연 역시 세계 한류 문화 바람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WORDS : 박세환

PHOTOS : 배수경

대표이미지